2017년 9월

보안 승인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셨군요. 타임 크로니클 한국 지부에 오신 것을 정식으로 환영합니다. 타임 크로니클은 타임 에이전시의 기록 보관 시설입니다.
이곳에서 여러분은 일명 '보고서'라고 불리는 다양한 문서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여러분의 다양한 임무와 관련된 몇몇 출처를 통해 구두 보고, 기록지, 신경 기록 등의 형식으로 보관됩니다. 이 보고서들은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 민감한 문서가 아닙니다. 이 보고서들은 작전이 진행되던 상황보다는, 여러분의 임무에서 경영진이 기록하기를 원하는 부수적인 요소들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이 경영진에서 에이전시와 요원들이 어떤 식으로 활동하는지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안 부서에서 여러분에게 추가적인 권한을 부여하면 확인할 수 있는 내용도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직접 수행한 임무와 관련된 보고서만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에서 여러분은 뉴스를 통해 에이전시의 내부 소식들을 접할 수도 있습니다. 뉴스의 내용들은 여러분들이 식당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송 내용과 동일합... 동일합... 동일합...

_리셋 명령/시스템 004 실패/재부팅...

잠깐... 여기서 뭐 하고 계십니까? 대체 여기에 어떻게 접속하셨는지 경영진에 공식적으로 확인 요청을 해야겠네요! 저부터 더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겠습니다. 시안 녀석들이 이 구역에 침투하려 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문제가 생기면 저에게 불똥이 떨어질 거예요.
"샘! 우리에겐 보안 프로토콜이 있지 않나? 샘! 너는 날아다니는 토스터와 다를 게 없어! 정신 차리고 똑바로 감시하고 있었어야지!"
네, 밥 요원은 저를 종종 토스터라고 부른답니다. 옛날 옛적에 집에서 사용하던 낡은 도구죠...
네, 좋아요! 시간이 많지 않으시죠? 계정 보안 유지에 주의하세요. 잊지 마세요, 여기서 확인한 것들을 절대로 외부에 유출하시면 안 됩니다!

샘 / 프로토콜 로봇 / ISO-9T

2017년 6월

환영합니다, 요원님! 저는 로라입니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인공지능이죠.

바로 이곳 타임 크로니클에서는 전례 없는 방식으로 여러분의 TU를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지금쯤이면 TU라는 개념과, 우리 임무에서 TU가 갖는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아직 LTU(Leisure Temporal Units)에 대해서는 모르실 거예요. 여러분은 임무를 반복하며 이미 어느 정도 LTU를 적립하셨을 지도 모릅니다.

적립된 LTU는 개인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LTU를 활용해 방문할 수 있는 장소들을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제부터 재미있는 곳들을 몇몇 군데 소개해 드릴게요. 관광 명소부터... 이국적인 곳까지요.

-69874 NT. 21세기를 기준으로 하면 멕시코 부근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목적지 중 하나죠! 원하는 공룡을 숙주로 선택해서 몇 시간 동안 흉포한 포식자가 되거나 거대한 초식동물이 되어볼 수 있습니다. 몇 시간 후면 운석이 떨어지기 때문에 마음대로 행동하더라도 왜곡이 발생될 염려가 없습니다. 원시 동물을 숙주로 하기 때문에 8EAST 프로토콜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만 잊지 않으시면 됩니다.

-14564 NT. 신나는 사냥 체험입니다! 사우스다코타의 고대 인류 부족이 되어 검치 호랑이라고 알려진 가장 잔혹한 포식자 스밀로돈을 사냥해보세요. 엽총도 없고 가이드도 없습니다. 불로 경화된 사냥용 창과 여러분의 손재주가 유일한 무기입니다. 숙주 사망률이 97% 정도로 집계되고 있는 점도 참고해 주세요.

63 NT, 로마에 위치한 네로 황제의 궁전입니다. 다녀온 요원의 후기에 따르면 꽤나 특별한 감각적인 경험이었다고 하네요. 왜 그리 호들갑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요원이 말하길 제가 인공지능이 아니었다면 얼굴이 빨개졌을 거라고 하더군요.

1415 NT, 아쟁쿠르도 역사광이거나 위대한 전투를 공부하려는 요원들에게 추천드립니다. 프랑스의 기사단과 영국의 궁병들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숙주는 생드니 수도원 출신의 성직자입니다. 공식적으로 전투에 참관을 할 수 있는 특권이 있죠. 영국군에 사로잡히면 자동적으로 복귀됩니다. 전쟁의 현장이니 마음 약한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1928 NT, 파리에서 루시 더프 고든이 세계 최초의 패션쇼를 개최했습니다. 당시의 저널리스트를 숙주 삼아 프랑스 오트쿠튀르의 황금기인 노호하는 20년대 패션을 직접 확인하세요. 당시의 예의범절에 대해 숙지하고 가는 것도 잊지 마세요.

1977 NT, 5월 25일, 유명한 극장인 맨스 차이니스에서 20세기의 명작 스타 워즈를 직접 관람하세요. 수백 명의 관람객과 함께 줄을 서고... 솔직히 저는 왜 우리 요원들이 이곳에 그렇게 열광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아요.

지금 소개 드린 목적지들은 여러분이 LTU를 활용해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장소들 중 몇 군데에 불과해요 한적한 바다나 산에 정착하여 쉬다 오실 수도 있고요.

휴가를 충분히 즐기세요! 쉬는 시간이 하나도 없는 제 생각도 가끔 잊지 말고 하시고요. 참고로 저는 "엽서"라고 부르는 고대의 애정 표현 방법을 특별히 좋아한답니다.

송신 종료...